꽃 피던 그 해 달빛 ★★★

2017년 8월 방송된 중국 드라마로, 예전에 <미월전>을 보려다 말았기 때문에, 손려가 나오는 드라마는 처음 본 것 같다.

총 74화 분량의 이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건 주인공인 주영이다. 양아버지와 방방곡곡을 떠돌아다니며 사기를 보탠 재주를 팔며 살던 주영이, 어느 때처럼 돈에 팔려 심가에 노예로 들어갔다가 도망나오려 했는데, 그 와중에 매질을 당하게 되면서 도망치게 되었고, 이를 오빙이 거둬주면서 오가에서의 생활이 시작된다.

드라마 배경이 청나라 말기, 중국에도 서양 문물이 들어오던 시기다. ‘여성스럽지 못하게’ 예의, 규례와 담 쌓고 살던 주영은 대신 세상 돌아가는 흐름을 읽을 줄 아는 분별력과 통찰, 결단력이 있었더랬다. 대상인 오가의 집안에서 이는 곧 수완 좋은 장사꾼의 기질과 안목으로 발전했다. 돈을 버는 수단이라면 서양의 문물을 들여오는데 주저하지 않으며 빠르게 시장에 뛰어들었다. 결국 정치권력에 밑보이면서 무너진 집안을 다시 일으키고, 남편과 시아버지의 석연치 않았던 죽음의 원인까지 밝히고, 복수하면서 드라마는 끝. 이 인물은 역사 속 실존인물로, 드라마 후반부에 간략히 역사를 서술하는데, 마지막에 이 여인이 고명부인의 호를 받는다고 나온다(바이두에 이에 대한 설명이 있었으나 완전 이해 못한 관계로 PASS!).

74회나 되는 <꽃 피던 그해 달빛>은 볼까말까 고민했었다. 그러다 본 이유는…. 어떤 블로그에서 이 드라마의 결말이 해피엔딩이라고…. 개구라를…. 그 말을 또 내가 믿었다. 전남편도 죽고 과부가 된 주영이가 언젠가는 행복해지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을, 내가 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아니었다. 심성이가 변법선생 (조선시대 개화파처럼 서양문물 수용에 적극)으로 변해서 등장했을 때부터 쎄했다. 뜬금없이 애가 일본에 갔다 오더니 돈은 안 벌어 오고, 신문물을 접하고 계몽운동을 하고 있었다. 장사꾼과 개화파 인사라. 과연 이들이 로맨스로 마무리를 지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역시 어느 시대처럼 당대 권력층은 이런 변법파 인사들을 환영하지 않았고, 결국 주영의 집에 임시로 머물던 태후와 황제를 죽이려다 죽었다. 죽고 끝났다. 암튼 중국드라마다운 결말이었다.

선덕여왕같은 느낌의 드라마지만, 미실같은 매력적인 악인은 없다는 점에서 매력이 덜했다. 사업도, 로맨스도 심성이와 더 티격태격했으면 어땠을까 싶지만, 집안 대 집안이라는 구도 속에서 이 점만 부각될 수도 없는 노릇이었을 듯하다.